마이크로폰 기초이론 #1

운영진
2020-06-16
조회수 611

‘음향 기기’라고 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 이 주제로 설문 조사를 하면 믹싱콘솔이나 스피커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할 확률이 아무래도 높다.

하지만 이 둘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작디 작은 마이크로폰이다. 소리가 전기적으로 가공되고 전달되고 증폭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 번째 과정이 바로 ‘물리적인 진동’이 ‘전기적인 신호’로 바뀌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반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 스피커이다. 그래서 마이크로폰과 스피커를 Transducer-변환기라고 하며, 이 두 기기는 수많은 음향기기들 중 가장 만들기 까다로운 축에 속한다. 기계공학적인 면과 전기-전자공학적인 면을 둘 다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스피커와 전기음향 기기들의 성능이 계속 발전하고 상향평준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음향기기들에 비해 발전이 더뎌 보였던 마이크로폰 분야에도 이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물리적인 현상들이 정밀한 측정 방식에 의해 새로 규명되면서 마이크 개발환경도 발전했고 이에 따라 고성능 마이크로폰들에 요구되는 기준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마이크로폰 제조사들은 더욱 낮은 노이즈와 더 우수한 다이나믹레인지, 그리고 더 우수한 지향특성을 위해 그야말로 ‘극한’의 영역에 다가서고 있다.


마이크로폰 방식과 구조에 따른 분류

일반적으로 마이크로폰은 다이나믹 방식과 콘덴서 방식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지향성에 따른 분류가 이뤄진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 입장에서의 분류 방법에 가깝다. 음파를 전기로 변환시키는 방식으로 보면 조금 다른 분류 기준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음파에 따라 진동판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압력형(Pressure)와 압력차(Pressure Gradient) 방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겠다.

또한 다이어프램이 움직일 때의 변위가 전압으로 전환되는가 아니면 다이어프램의 속도가 전압으로 전환되느냐에 따라 커패시터(Capacitor) 방식과 다이나믹(Dynamic) 방식으로 나뉜다. 사실 이 둘은 엄밀히 분류하자면 변위(Displacement)와 속도(Velocity)로 표현하는 것이 맞지만 현존하는 대부분의 마이크로폰이 커패시터 방식과 다이나믹 방식을 쓰기 때문에 혼용해서 써도 큰 문제는 없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폰은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① 압력형 커패시터 방식

② 압력차형 커패시터 방식

③ 압력형 다이나믹 방식

④ 압력차형 다이나믹방식이다.

이 방식들을 좀 더 살펴보자.


압력형(Pressure)

-대표적인 순수 압력형 마이크로폰인 Schoeps CCM 2

이상적인 압력형 방식은 오로지 음압에만 반응한다. 개구부가 한쪽으로만 뚫려있기 때문에 소리가 다른 방향에서 들어온다고해도 결국 회절되는 음압에 반응한다. 이는 실질적으로 마이크로폰의 방향성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모든 무지향성 마이크로폰은 압력형 방식이다. 말하자면 단위면적당 작용하는 힘으로 정의되는 압력에 따라서만 반응하므로 스칼라 값이라고 할 수 있다. 스칼라 값은 방향성을 갖지 않는다.

물론 물리적인 마이크로폰의 크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크기에 따라 회절되지 않는 주파수가 결정되며 이 주파수 이상의 영역에서는 방향성을 갖게된다. 이 방향성은 ka(Helmholtz No.; 헬름홀쯔 숫자)로 표현된다. ka는 파장과 마이크로폰 크기에 따른 지향성을 나타내며 ka = 2πα / λ로 계산되는데 이는 음원의 파장 대비 마이크로폰 원주 면적의 비율을 말한다. 이 값이 1 이상이면 무지향 특성이 깨지기 시작한다. 

예컨대 일반적인 1/2인치 측정용 마이크로폰의 지름을 12mm라고 봤을 때 ka값이 1이 되는 파장 값은 약 38mm이다. 따라서 충분히 작은 마이크로폰이라고 해도 이미 약 10kHz 부터 방향성을 띠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무지향 특성이 좋으려면 마이크로폰이 충분히 작을 필요가 있다. 다만 다이어프램의 지름이 작아질수록 변위값에 대한 출력 볼티지가 낮아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프리앰프에서 신호를 과도하게 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노이즈가 발생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레코딩용으로는 1/2인치까지를 한계치로 보며, 음향 측정용으로는 1/4인치나 1/8인치 제품도 존재한다.

방향성을 형성하는 요인은 또 존재한다. 마이크로폰에 대해 비축(off-axis)에서 신호가 들어 왔을 때 다이어프램의 지름에 비해 충분히 높은 주파수가 들어온다면 하나의 다이어프램 면적에 +와 -진동이 둘 다 잡히게 된다. 이는 결국 에너지를 상쇄시켜 0으로 만든다. 이런 원인으로 인해 마이크로폰이 비축에서 점점 90° 방향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180° 방향으로 회전한다고 했을 때 급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고음 반응이 줄어들게 된다.


-다이어프램에 대해 신호가 비스듬히 들어오면 다이어프램 지름에 비해 고주파인 경우 +와 -진동이 함께 들어오면서 에너지가 상쇄되어 0으로 되어버린다. 이는 자연스러운 지향 특성을 형성한다.


또한 정면으로 도달하는 고주파의 경우 다이어프램이 일종의 벽체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압력이 두 배로 증가한다. 이는 마치 바운더리 마이크로폰에서와 같이 6dB의 음압 증가 현상을 만들어내며, 이에 따라 정면에서의 고음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가 겹쳐서 무지향성 마이크로폰은 자유음장과 확산음장에서의 반응이 다르며, 음원과의 거리에 따라, 그리고 잔향을 받을지, 직접음을 받을지에 따라 미리 EQ커브가 보정된 마이크로폰을 사용하거나 전기적인 가공이 필요해진다. 자유음장을 기준으로 일체의 보정이 되지 않은 마이크로폰이라면 90° 방향에서 가장 평탄한 주파수 반응을 보여준다.

장점으로는 지향성을 주기 위한 다른 구조나 트릭이 일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주파수가 평탄하며 반응 대역도 넓다는 것이다. 또한 근접효과 등 소리를 왜곡시키는 다른 문제점도 없으며 노출된 개구부가 한쪽에만 있기 때문에 내구성이 강하고 진동이나 핸들링 노이즈 등에도 매우 강하다.


압력차형(Pressure Gradient)

-대표적인 단일지향성 마이크로폰인 CCM 4와 양지향성 마이크로폰인 CCM 8. 이 둘은 지향특성은 다르지만 근본적인 구조에서 압력차이(Pressure Gradient)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같다.

-압력차형은 진동판의 앞과 뒤의 압력 차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90° 방향에서 오는 평면파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다.


압력차 방식은 진동판의 앞과 뒤의 압력 차이로 인한 진동판 움직임을 전압으로 바꾸는 구조다. 따라서 순수한 압력차 방식은 양지향성(Figure-8)이라고 할 수 있다.

진동판의 앞과 뒤가 전부 개구부이기 때문에 정면에서 들어오는 신호에 대해 잘 회절되는 저주파는 진동판의 앞과 뒤과 같은 에너지를 갖게 되므로 잘 움직이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저음으로 갈수록 소리가 작아진다. 상대적으로 고주파는 마이크로폰의 면적에 따라 방향성을 갖게 되기 때문에 압력차형 마이크로폰은 구조적으로 고음이 많고 저음이 적은 구조다.

이는 마이크로폰의 기계적인 설계나 프리앰프단에서 보정하게 되므로 일반적으로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보정과 역자승의 법칙이 합쳐져 근접효과(proximity effect)를 만들어낸다.

앞서 설명했듯 양지향성 마이크로폰은 기본적으로 저음 보정이 되어 있어야만 평탄한 음색을 낸다. 그런데 음원이 가까이 배치되어 마이크로폰에 몇 cm 단위까지 접근하게 되면 마이크로폰의 물리적인 크기로 인한 경로 차이가 음압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거리가 두 배가 되면 음압은 1/4가 된다’는 법칙이 단지 몇 cm 거리 차이에서 강력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고음부터 저음까지 균일하게 증폭되는 것이다.

애초에 고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의 마이크로폰이 저음 보정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근접한 음원에 대해서만 평탄하게 반응한다면 당연히 저음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단일지향성 방식은 양지향성 압력차형을 토대로 다양한 설계를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근접효과 역시 똑같이 나타난다.
압력차형 마이크로폰에 단일지향성을 적용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양쪽의 개구부 중 한쪽으로 들어가는 음향 경로를 길게 만듦으로써 위상차에 따른 캔슬링을 이용해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물론 이 방식 외에도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며,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더욱 상세히 다룰 것이다.


변위형(Displacement)-콘덴서 마이크로폰

-콘덴서 마이크로폰은 커패시턴스의 변화를 전압으로 출력하는 구조다.


콘덴서 마이크로폰은 극히 얇은 진동판 사이에 공간을 두어 진동판의 움직임에 따라 커패시턴스가 증가 및 감소하는 것을 전압으로 바꾸는 원리이다.

기본적으로 전하가 필요하기 때문에 바이어스 전압이 필요하며 전하량을 일정하게 만들기 위해 GΩ대의 큰 저항을 사용한다.
출력 전압에 대해 Q = C x V의 관계식이 성립하며 여기서 Q는 일정하고 C의 변화에 따라 V가 출력되는 구조기 대문에 커패시턴스가 낮아지면 전압이 높아지고 반대로 커패시턴스가 높아지면 전압이 낮아지는 반비례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프리앰프 회로 설계시 출력 극성을 반대로 바꾸는 작업을 해둬야한다. 눈치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정확한 증폭이 이뤄지려면 정밀한 진동판 설계는 기본이며 전하량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바이어스 전압과 저항의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변위가 전압으로 바뀌는 타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저음 반응이 옥타브당 6dB 증가한다. 변위 D(cm) = U / 2πf로 나타낸다. 여기서 U는 입자속도(cm/s)의 제곱근 평균이다. 이 식에서 알 수 있듯이 주파수와 변위는 반비례의 관계이다.

따라서 진동판의 변위차로 인한 커패시턴스 값 차이로 전압을 만들어내는 콘덴서 마이크로폰은 기본적으로 저음일수록 더 높은 전압을 내게 된다. 공기의 진동으로 인한 변위가 즉각 전압에 반영되기 때문에 위상차이가 발생하지 않으며 파형의 모양(싸인파, 삼각파, 사각파)에 관계없이 전압으로 잘 재현해내는 특성이 있다.


속도형(Velocity)-다이나믹 마이크로폰

-무빙코일형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의 구조. 영구자석과 코일로 이뤄졌다.


이 타입은 무빙코일 방식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리본 타입도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 자석 곁에 있는 도체가 진동하면 전압이 형성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U=-BLv, 즉 진동판의 속도 v에 의해 전압 U가 발생하는 방식이다. 학창시절에 배운 플레밍의 오른손 법칙이 바로 이것이다.

속도가 전압으로 변환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주파수에 따른 반응은 평탄하다. 이는 변위의 ‘변화량’이 전압으로 변환된다는 것을 뜻하며 수학적으로는 미분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위상으로는 90° 차이가 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콘덴서 마이크로폰과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을 같은 위치에 두고 소리를 섞으면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속도형 마이크로폰은 실제 변위와 미분관계에 있어서 위상에서 90° 차이가 발생한다.


-변위가 미분되어 전압으로 출력되는 구조로 인해 사각파를 비롯한 특정 파형에서는 왜곡이 심하다.


사실 이것도 싸인 웨이브일때에 그나마 주파수를 재현한다는 의미이며 사각파를 비롯한 특정 파형은 제대로 재생해내지 못한다. 반대로 음악적으로 필요할 때는 이런 특성이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또한 시중에서 '다이나믹 마이크를 콘덴서로, 반대로 콘덴서 마이크를 다이나믹 마이크와 같은 소리로 만들어준다는 플러그인' 같은 것들은 넌센스임을 알 수 있다.

다이나믹 방식과 콘덴서 방식은 단순히 EQ 등으로 보정되는 음색차이를 넘어, 이처럼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정리

글 전반부에 설명했듯이 상기와 같은 특징들이 조합되어 총 4가지의 마이크로폰이 조합된다.

① 압력형 커패시터 방식, ② 압력차형 커패시터 방식, ③ 압력형 다이나믹 방식, ④ 압력차형 다이나믹 방식이 그것이다.

진동판의 방식, 음파를 전압으로 변환하는 방식의 차이로 인해 각 방식들은 설계시 서로 다른 보정 방법이 적용된다.


① 압력형 커패시터 방식은 ‘전반적으로 평탄한 압력형’과 ‘저음이 증폭되는 커패시터’ 방식이 조합되어 높은 주파수에 공진점을 두고 고음을 강조하는 보정이 적용된다.


② 압력차형 커패시터 방식은 ‘고음이 증폭되는 압력차형’과 ‘저음이 증폭되는 커패시터’ 방식이 조합되어 중간 지점에 공진 주파수를 두고 평탄하게 튜닝한다.


③ 압력형 다이나믹 방식은 ‘전반적으로 평탄한 압력형’과 ‘전반적으로 평탄한 다이나믹’ 방식의 조합으로 중간 지점에 공진 주파수를 두고 평탄하게 튜닝한다.


④ 압력차형 다이나믹 방식은 ‘고음이 증폭되는 압력차형’과 ‘전반적으로 평탄한 다이나믹’ 방식의 조합으로 낮은 주파수에 공진점을 두고 저음을 강조하는 보정이 적용된다. 이는 다이나믹 지향성 마이크로폰이 핸들링 노이즈와 진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시중에 출시된 다이나믹 마이크로폰의 내부는 진동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가 채택되어 있다.

1 0